<언어 교수의 기본 개념>은 모어의 학습이기보다는 다른 언어의 학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제이언어 또는 외국어 교수와 학습의 탐구를 통해 모어의 학습, 즉 국어 교육의 방법과 기법의 이론적 토대를 재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날로 복잡해져 가는 한국 사회와 문화 지형의 실태를 파악하고 그 추세를 인식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말하자면 이 책은 외국어로서의 언어 교육의 이해뿐만 아니라 토박이어로서 국어 교육을 이해하는 데 풍성한 자양분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역자들이 이 책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통섭(統攝, Consilience)’이다. 저자는 언어만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연구하는 학문을 지양하고 사회, 문화, 심리와의 연관 속에서 인간의 언어를 연구함으로써 인문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 또한 특정한 집단이나 국가의 언어가 아니라 다양한 계층과 사회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언어 현상을 심도 있게 다루어 언어와 세계와의 관계를 통일된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즉 설명의 공통 기반을 만들기 위해 분야를 가로지르는 사실들과 사실에 기반한 이론을 연결함으로써 지식을 통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말하자면 저자는 각 분과 학문의 발달이 다른 분과 학문 분야의 활동에 의존하는 면이 큼을 이미 직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언어 교수의 기본 개념>에서 저자의 이러한 관점과 시도는 외국어로서 영어 교육과 한국어 교육, 모어로서 국어 교육에 내재된 언어 교육의 질서와 현상을 발견하고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